우화의 강 _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를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_김연종교수님의 홈페이지에서 처음 발견한 시.

싯귀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에 날라오더니 잘도 박힌다.
따로 덧 붙일 말도 없이 그냥 아멘하고 기도하면 되겠네.
  1. 소형~ 2005.01.22 01:04

    죽고 사는 것이 가벼워질 만큼....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일은 어려운 거....
    정말.... 그래요....
    아니...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해서 물길을 튼다는 것조차도 죽고 사는 일을 가볍게 만들어버릴것 같은데요...
    내일, 아니 오늘 캠프인데 알바는 무딘당 늦게 끝났고
    집에 돌아와서 이래저래 괴론 맘에 주절 거려봅니다..... 휴~ 얼른 씻고 자야겠죠...

  2. 문철군 2005.01.24 16:45

    사랑이야 변하지 않는다지만,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게 사람인지라... 상대도 그렇고 자신도 그렇고 말야. 그래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일이 어려운 건가봐. ㅎㅎ 근데 어렵다고 안 할 일인가? 해야지!

    소형선생님. 선생님의 물길은 참 맑아보여. 전경자 선생님도 그렇게 이야기 하시드라. 조만간 좋은 일이 생기리라 믿어. 아자아자~ 화이팅!

  3. 소형~ 2005.01.25 15:14

    아자아자 화이팅~ 헤헤~ *^------^*ㅋㅋ
    샘의 물길도 맑아여~^^
    맑고도 햇빛에 눈부시게, 그치만 장난스럽게 반짝거리는 강물, 물길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뛰어오르는 물고기가 있는 강물이지요? ^^
    주님이 주신 생동감으로 가득한 강물이 샘의 강물이지요?
    맞죠? ^^

  4. fragrant 2005.01.26 10:50

    보석같은 시. 반짝거리는게 눈에 보여. 너무 길어서 외우긴 쉽지 않겠지만 자주 봐야겠어.

  5. 문철군 2005.01.28 09:42

    소형~// 맞아! 라고 이야기할려니 쑥스럽고, 다만 그러길 고집하는 사람이라고 해두지 ㅋㅋ 근데 이것도 쑥쓰~ 그건 그렇고 장난스럽게 반짝거리는 강물에서 잠시 뜨끔하는 이유는 몰까 ㅋㅋ

    fragrant// 자주보고 마음에 먼저 새겨둬. 그리고 천천히 머리에도 새기고, 손발에도 새기고, 네 삶에도 새기고.

첫 마음

새해 첫날
이른 아침 세수를 하면서 먹은 첫마음으로
일년을 살아간다면

학교에 입학을 하고 빳빳한 새 책장을 넘기며
일과표 짜던 영롱한 첫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하얀 병실에 누워 입원해있다가
퇴원하던 날의 감사한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돌본다면

사랑하는 연인 처음 만날 때
콩당거리던 가슴의 불길
꺼지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언제나 높이와 깊이
넓이와 크기의 각 그릇을
씻고 닦는 항상 첫마음을 잃지 않으리.


어제 먹은 첫마음 + 오늘 먹은 새마음 = 여전히 첫마음 ^<>< 거물.



덧 글-----------------
내 삶. 내 주변의 것들에 대한 나의 첫마음이 뭐였드라...
선뜻 대답을 못하고 오래 생각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지켜낸 첫마음도, 우려낸 새마음도 없이 그렇게 살았나보다.

사람이 참 많이 변했다. 열정도 식었고, 심성도 차가와졌고, 감각도 멍청해졌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지난 일년은 그 변화의 정도가 유난히 가파랐던 것 같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되버린 듯한 기분. 그런 자신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잘 다니던 회사를 내려놓았고, 본연의 나를 되찾는 것을 일순위로 삼아 요즘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예전의 첫마음들을 조용히 돌이켜보자.
그리고 거기에 새마음을 더해보자.

소원대로, 사람답게 함 살아보자.

_2004.11.27



군대이야기_짧고도 굵은 2년 2개월; 군인 문철군의 잡다한 기록 중에서.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은가
문철아 사랑한다 _2002.12.10 김동욱씀

문철아 사랑한다.
우리 친구 맞지?

문철아 사랑한다.
우리 앞으로 더 가까워질거 맞지?

문철아 사랑한다.
우리 앞으로 함께 일할거 맞지?

문철아 사랑한다.
앞으로 더 많이 싸우겠지?

문철아 사랑한다.
볼거 못볼거 다 보게 되겠지?

문철아 사랑한다.
십자가의 길 함께 걸을거 맞지?

문철아 사랑한다.
행위가 아닌 은혜로 살아야 한다는거 잊지 않았지?

문철아 사랑한다.
오래 떨어져 있어도 우리의 약속 잊지 않았지?

문철아 사랑한다.
내가 가끔 삐뚤어지게 행동해도 미워하지 마라.

문철아 사랑한다.
오늘 이 형식없는 개판 글...계속 연을 더 붙이고 싶다.

문철아 사랑한다.
나 이런맘 아~주 가끔 비친다.

문철아 사랑한다.
3년동안 우리 말없이 오래 떨어져 있었지?

문철아 사랑한다.
이제 그러지 말자.

문철아 사랑한다.
나 지금 불면증때문에 새벽 1시에 다시 컴터 켰다.

문철아 사랑한다.
내일 아침이면 내가 밤에 무슨짓한지 까먹을게다.

문철아 사랑한다.
이글은 지워지지 않을게다.
내일 다시 확인하고 놀라겠지..내가 무신짓을 한지..

그래도 사랑한다.
내홈에 니 사진좀 올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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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광 2002/12/25
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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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동욱아 동욱아.._2002.12.11 문철군의 답

얼마전에 전해받은 시로 대답을 대신하마.



좋은 사람 - 노 여 심


좋은 사람은
가슴에 담아놓기만 해도 좋다

차를 타고
그가 사는 마을로 찾아가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아도
나의 가슴엔 늘
우리들의 이야기가 살아 있고

그는 그의 마을에서
나는 나의 마을에서
조용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어쩌다 우연한 곳에서
마주치기라도 할 때면
날마다 만났던 것처럼
가벼운 얘기를 나누고
헤어지는 악수를 쉽게도 해야겠지만

좋은 사람을
가슴에 담아놓은 것만으로도
우리들 마음은 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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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안.. 2002/12/11
멋진 녀석들... ^^

2005.10.19 Board▷Blog
이사를 하면서
전에 계셨던 선생님이 책상 유리 사이에
넣어 두셨던 글을 챙기게 되었습니다.
도종환시인의 글인데요.
좋아서 보관하려고 넣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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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도종환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면는
이 땅의 가장 순박한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나룻배 타고 강 건너며
강물 위에 반짝이는 아침 햇살 만지며 오는 아이
등교길에 들꽃 여러 송이 꺽어와 교탁에 꽃는 아이
논둑밭둑 땀으로 적시고 풀잎냄새 풍기며 일하는 아이
과일냄새 흙냄새가 단내로 몸에 배어 달려 오는
그런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파도를 가르며 이땅의 가장 궁벽진 섬으로 갑시다.
어젯밤 갱도에 아버지를 묻고 검은 눈물자국
아직 지워지지 않은 아이들 곁
지게마다 가득가득 빈곤을 지고 한평생을 땅을 파다
얼굴빛 흙빛이 된 아버지 둔 아이들 곁으로 갑시다.
그들이 삼킨 눈물
그들이 귀에 못박히도록 들은 신음소리 곁으로 갑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이 되며는
거짓이 없는 학교로 갑시다.
아이들의 초롱한 눈 속이지 않는 학교로 갑시다.
올곧은 말씀 진실한 언어로 가득 찬 교과서 들고
교실문 들어설 수 있는 학교로 갑시다.
끝종소리 들으며 진리를 바르게 가르친 보람으로
가슴 뿌듯해 오는 그런 학교로 갑시다.
가서 티끝만한 거짓도 걷어내는 선생님이 됩시다.

우리가 나중에 선생님이 되며는
휴전선 철조망 바로 아래에 있는 학교까지 갑시다.
바람부는 중강진, 개마고원 그 곳까지 갑시다.
가서 우리가 새로이 하나되기 위해 몸 던지는 선생님이 됩시다.
어떻게 이 나라 이 민족 역사가 그릇되었으며
어떻게 진정으로 하나 되는 젊음이가 되어야 하는지 가르치다
청정하던 젊은 백발이 될 때까지 가르치다 스러져
그곳에 뼈를 묻는 선생님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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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군 2002/12/02
비록 지금 제가 서 있는 길과는 좀 떨어진 다른 길에서 온 울림일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있으려니 마음 속에 뭉클한 떨림이 옵니다. 힘이 됩니다. 저도 제 길에서 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되는 꿈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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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한동대학교를 졸업하고 청소년쉼터에서 '선생님되기'를 시작한 형근형이
잡다한 기록 in Paper Board에 연재해 주신 글입니다.
2005.10.18 Board▷Blog
산을 타는 사람들
내려다 보며 비웃겠지

그 비웃음 폭포수처럼
지느러미를 때릴 때,

물살은 더 거세어라

물고기의 가쁜 호흡
깊은 물 아래 자갈 흔들때,

세상은 흔들린다
흔들린다
아주 뒤집혀 버려라

*** 오빠,
저주의 시다.^^
저주가 축복보다 더 깊은 거야. *** 2002.10.10 최주희

*** 적어 주신 시가 저주의 시라시면
"고맙게 받겠습니다" 라는 말보다는
"달게 받겠습니다" 라는 말로 받아야 옳겠구나.

적어주신 저주의 시를
거꾸로 매달려서라도
달게 삼켜올리겠습니다.
더 깊이 삼켜 올리겠습니다.*** 2002.10.15 최문철
문철군은 2002년 가을학기에 인터뷰를 주제로 개별연구를 정식으로 수강하고 있으며
텍스트와 문화, 문화예술사, 중국어를 청강하는 청강문화대학생입니다.
가끔 이곳을 통해 수업시간에 얻은 것들을 좀 나눠볼까 합니다.

류선생님의 텍스트와 문화 첫시간이었습니다.
1998년 건국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조선일보에선가 뽑았던
건국이후 뛰어난 소설 53선의 목록을 나눠주셨습니다.
이를 비롯하여 뛰어난 소설가, 시, 시인들의 목록도 차근 차근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내가 읽어본게 몇 개나 있을까?
내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스물 여섯이나 먹은 학생으로서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얼굴에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잔잔한 웃음으로 감추었지만,
속으로는 정말....제 자신에게 도저히 그 부끄러움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사람이..

두번째 시간에 재윤이 형이 읽어준 시를 옮겨적습니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록움 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선생님 말씀에
이 시는 선생님의 선생님이셨던 황동규시인이 고3때 쓴 시랍니다.
그리고 제목은 즐거운 편지이지만 지극히 쓸쓸한 편지라고 하십니다.
마지막 말씀이 걸작이십니다.
'살다보면 이 시가 절절할 때가 있느니라.'
하아....


기다림이 빠진 사랑의 모습이 과연 있을까?
그럴수 없다지만 그 기다림이 절절하고 괴롭고 힘든것 역시 어쩔수가 없어 보입니다.
홀로사랑에서 서로사랑, 혹은 새로사랑 그리고는 더욱사랑....
어디 쯤에선가 내 사랑 역시 그칠 것이라면
더욱사랑을 기다리는 첫자락에서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 서있으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마지막 학기를 지내면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개별연구와 몇몇과목 청강, 길거리밴드 마지막 공연, 홈페이지 오픈,
마지막 사진전, 시와 소설에 푹 빠지기, 운전면허, 좋은 일자리 구하기 등등
무엇이 그리 욕심이 많은지, 안 그래도 마음이 급한 때인데.

이 틈을 빌어 문철군이 마지막 학교생활을 잘 마무리 할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참!! 운동도 있습니다. 오늘도 동네 한바퀴 뛰고 왔습니다. 중요한 취업필수과목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내일도 열심히~



2005.06.04 Board▷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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